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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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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도 시작할 수 있다?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15-04-14 11:00
조회수
3770

돈 없어도 시작할 수 있다?

김주완
<광주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내 이름은 김기업(金企業). 부모님이 기업을 경영해서 성공하라고 지어준 이름이지. 작명만 그렇게 했을 뿐 사업자금을 대 준 건 없어. 대신 확실한 것 두 가지는 물려 주셨지. ‘열정’과 빛나는 ‘아이디어’야. 돈 한 푼 없이 난 이것만으로 기업을 시작했고 이제 강소기업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어.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냐고? 물론 힘들었지. 죽을 고비도 넘겼어. 그럴 때마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법칙만을 생각했어. 냉장고 문을 열고 코끼리를 넣어. 그런 다음 문을 닫으면 끝이지. 내겐 기업의 문을 열고 나를 닫고 그런 후 스스로 자물쇠를 채워버렸지. 기업을 하려면 그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해. 나를 집어넣고 몰빵하는 거지.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이 법칙을 따랐다는 것만큼은 알아뒀음 좋겠어.

7포 세대 알지? 연애·결혼·출산·주택·취업에 이어 꿈과 희망까지 잃어버린 세대야. 나의 대학생활도 그랬어. 한없이 무기력감에 사로잡혀 있던 어느 날 ‘빛나는 아이디어’ 하나가 내 머리를 강타했어. 그걸 A라고 부를게. 사업을 할 수 있는 빛나는 기술이지. 난 이 A로 아버님의 기대에 부응하기로 했어. 준비작업이 필요했지. 4학년 2학기 현장실습 교과목을 신청해 관련 기업체로 배정받았어. 미국의 젊은 기업가 이상원은 기업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실패 경험’이라고 말했어. 그러나 일부러 실패할 수는 없는 법. 경험부터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현장을 택했고 ‘밑바닥 다지기’에 올인했지.

잠깐 얘기를 더해 보면 기업 초기 실패의 대부분 원인은 첫째, 계획성과 합리성의 부족이야. ‘대충 하다보면 되겠지’ 주의해야 돼. 둘째, 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하면 실패해. 아무리 우수한 제품이라도 시장이 거부하면 그것으로 끝장이야. 셋째, 확장의 유혹인데 성급한 성장욕구는 실패의 지름길이기도 해. 핵심역량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하면 전략적 구심력이 줄고 궁극적으로 기존의 경쟁우위도 잃게 되니깐.

아무튼 난 A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파헤치기 시작했지. 이 때부터 부모님이 물려주신 또 하나의 유산 ‘열정’이 나를 지배했어. 난 A를 정리해 ‘기술창업’ 경진대회에 참석해 좋은 성적을 거뒀어. 그것으로 자신감을 얻었지. ‘빛나는 아이디어’를 검증받았거든. 특허를 따내고 곧바로 ‘벤처창업’ 활성화지원사업의 문을 두드렸어. 여기서도 평가를 잘 받아 시제품 제작비 최대 1억원을 지원받게 됐어. 주식회사 형태를 갖추고 초기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거지. 사무실은 어떻게 마련했냐고? 1년간 무료 제공해 주는 ‘Pre BI’센터를 활용했지. 창업보육센터(business incubator, BI센터)는 창업 3년 이내인 사업자에게 저렴하게 공간을 제공하고 공동장비의 활용을 지원해주는 곳인데 광주에는 대학 등에 모두 16개의 BI센터가 있어. 이곳에서 주문형 생산으로 A관련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드는데 성공했지.

인력은 어떻게 해결했냐고? 초기엔 ‘중소기업 청년인턴제’의 문을 두드렸어. 고용보험법상 우선지원 대상기업으로 등록한 기업에 대해 광주광역시가 월 110만원 씩 6개월의 급료를 청년인턴들에게 대신 지급해 주는 사업이지. 이 도움을 받아 데리고 왔던 친구들이 지금은 사업파트너로 활동하고 있어. 초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산업기술진흥원(http://www.kiat.or.kr) 사업 자료실에서 지원사업 안내파일을 다운받아 샅샅이 살펴봤어. 광주시와 광주테크노파크 기업지원사업들도 적극 활용했지.

오늘은 내가 어떻게 기업을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만 얘기했어. ‘많은 돈 없어도 시작할 수 있다’가 요점이야. 무슨 자극적인 말로 청년들을 꼬드기냐고 반문할거야. 요즘 같은 불경기에 사업권유해 죽일 일 있냐고 되묻겠지. 실패를 염려한 탓인데 성공과 실패는 인식의 차이라고 생각해. 중요한 건 ‘아이디어’와 ‘열정’의 깊이가 얼마나 남다른가 하는 점이지. 그게 있다면 기업을 시작해도 지원받을 방법이 제법 많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 다음 기회에 좀 더 자세히 살펴볼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