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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유니버시아드와 도시 브랜드(BRAND)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15-06-09 16:00
조회수
2835

광주 유니버시아드와 도시 브랜드(BRAND)

김주완
<광주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출근길에 광주 첨단지구 입구 용두교를 지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다리 위 도로가 말끔히 포장된 영향이다. 패인 곳이 많아 답답했는데 분위기가 달라졌다. 차량정체가 심하면 강변 야생화를 내려다보며 기다릴 줄 아는 여유조차 생겼다. 그러고 보니 광주도심 전체가 깔끔해졌다. 크고 작은 공사로 불편한 것들이 많이 정비됐다.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광주 유니버시아드 때문이다. 주경기장이 있는 풍암동 일대는 장미꽃마저 만개했다.

오는 7월 3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광주 U대회. 170여 나라에서 2만여명의 사상 최대 인원이 참가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절반 이상이 U대회 수상자니 스타 탄생의 각축장이 될 것이다. 우리에겐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광주를 많이 알리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좋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그 도시의 가치, 즉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지난 달 광주를 방문했던 페루의 한 바이어가 말했다. “U대회 덕분에 광주 상품을 페루 소비자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게 됐다” ‘광주’라는 브랜드를 ‘하계 U대회’와 ‘K-POP’ 등과 연결해 판촉활동을 벌이겠다는 얘기다. 브랜드 ‘초두효과’로 설명할 수 있겠다.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 ‘광주’라는 앞 단어를 강하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러시아 소치나 캐나다의 몬트리올이 우리에게 익숙한 이유가 설명된다. 두 도시는 모두 국제 체육행사를 개최했다.

광주의 도시 브랜드 가치는 얼마나 될까? 현대경제연구원이 2007년 ‘안홀트-GMI’의 분석방법에 따라 평가한 광주의 가치는 4조원이었다. 부산 12조, 인천 11조, 대구 6조원 등과 비교하면 비교적 낮은 편이다. 총부가가치 생산규모를 중심으로 평가한 것이니 인구나 기업체 수가 부족한 광주는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까지만 생각하면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런데 ‘가능성’을 들이대면 얘기가 달라진다. 도시 브랜드 평가에는 경제, 문화자산, 환경, 여가생활, 시민, 인프라 등 6대 항목이 적용되는데 광주는 경제를 제외하고 나머지 5개 항목의 기대치가 다른 도시보다 월등하다. 광주만의 ‘문화자산’과 ‘정신’이 평가우위를 점하고 있고 ‘시민’ 수준도 높다. 아시아문화전당이 광주에 들어서는 이유가 설명된다. 중앙정부가 그냥 주는 선물이 아닌 것이다. 그런 이유로 광주는 스스로도 당당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광주의 ‘가능성’에는 전제가 있다. 객관적 지표다. 근거 없는 당당함은 뒷심을 받지 못한다. 외부 평가가 이를 뒷받침해줘야 한다. 그래서 과제가 많다. U대회의 경우 시민들의 자발적인 광주정신 발로가 도시 브랜드를 높이는데 중요한 몫을 한다고 본다. 인지도와 충성도가 중요하다. U대회 개최지 광주를 ‘알린다’는 의미는 브랜드 인지도이고 광주에서 ‘좋은 느낌’을 받도록 하는 것은 충성도에 가깝다. 상호 보완돼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일본은 해외의 유능한 학생 4천명을 선발해 매달 145만원 가량의 돈을 2년 동안 지급한다. 선택된 학생은 빚을 지는 느낌으로 공부하고 일본 문화수준에도 감탄한다. 인지도와 충성도를 노리는 일본의 장기 브랜드 전략이다. 이 과정으로 동경대 정치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조카는 말했다. “일본의 질서의식에 배어 있다가 인천에 도착하면 좋지 않은 모습들이 보이는 거예요. 그럴 땐, ‘참! 여긴 한국이지’ 하고 인정해 버려요” 뭐라 할 말이 없어졌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찾아오는 손님에게 좋은 느낌을 줘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충성도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남북관계나 메르스 확산의 악조건에도 U대회를 잘 치러야 한다. 앞으로 보름동안이 중요하다. 광주가 메르스의 청정지역이어야 한다. 유입경로를 철저히 차단하고 매뉴얼을 완벽히 준비하면 좋겠다. 인천대신 무안공항을 이용하게 한다면 시·도 간 협력효과도 있다. 악조건을 이겨낼 때 ‘광주’의 브랜드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전라도 사투리로 ‘그랑께’라는 말이 있다. 어차피 돈 많이 들여서 국제행사를 벌이는 것이니 다른 말이 필요 없다. “그랑께, 한번 잘해 보자고!” 철저한 준비와 시민의식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