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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생체의료소재 산업을 주목한다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15-10-15 14:50
조회수
3369

광주 생체의료소재 산업을 주목한다
                                               

김주완
<광주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올해 노벨상 수상자인 투유유 교수는 중국대륙에 지천으로 널린 야생 쑥을 연구해 말라리아 특효약을 개발했다. 일본의 오무라 교수는 비닐을 들고 일본 땅을 뒤져 기생충 예방약을 만들었다. 외신들은 이들을 집념의 연구자로 평했다. 투 교수에게는 4세기 동진(東晉) 때의 의학서 ‘주후비급방서’가, 오무라 교수에겐 메이지(明治)시대 이 후 축적된 일본의 기초과학이 연구의 기반이 됐다. 좋은 기반에 인간의 집념이 더해져 성과가 나타났다. 좋은 토양(기반)에 얼마나 깊은 뿌리(집념)를 내리느냐가 땅 위 나무 규모를 좌우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광주의 생체의료소재산업이 그렇다. 성장과정을 들여다보면 ‘뿌리 깊음’이 느껴진다. 의료산업에 대한 토양도 좋다. 현재로서는 성장과 미래비전이 가장 확실한 광주의 전략산업이 됐다. 의료소재산업은 치과 임플란트와 정형외과에서 사용하는 인공뼈나 보철, 봉합사 등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산업이다. 주 원료는 타이타늄. 강하고 인체에 저항감이 없다. 2002년 광주 TP에 ‘타이타늄/특수합금 부품지원센터’가 문을 열 당시만 해도 기업은 단 두 곳. 매출액도 2억원에 불과했지만 지금 200여개 기업에 매출액 2천억원 규모다. 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그동안 대구에 4조원을 쏟아부었다. 의료기기를 중심으로 스타기업 만들기에 주력했다. 광주에는 명목상 500억원 정도만 지원하며 관심두지 않았다. 그런데 광주가 의료소재로 방향을 잡고 10년 후엔 성장기반을 다졌다. 확장성에서 대구를 능가했다. 지켜보던 산업 관계자들도 광주의 성장에 놀랐다.

‘뿌리 깊은 나무’가 어떻게 거친 야산에 우뚝 서게 됐는지 들여다보자. 첫째는 집념 때문이다. 이경구 생체의료소재부품센터장은 ‘생각하기 싫을 정도의 지긋지긋한 나날’로 초창기를 설명한다. 얼굴표정에 그동안의 고생한 여정이 묻혀있지만 눈은 빛나고 말에는 거침이 없다. 2002년 불모지인 광주에 90억원의 정부지원금으로 처음 시작했다. 의료 산업용장비 개발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소재부품으로 방향을 조정(Adapter)하고 시제품 생산을 도울 수 있는 장비구축에 주력했다. 그리고 기업들을 찾았다. 기업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읽어내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끝장을 내는 식으로 지원했다. 직접 줄 수 없으면 연계지원을 받도록 도와줬다. 동료 직원들도 이 열정에 동참했다. 외지 기업들이 하나 둘 광주로 모이기 시작했다. ‘뭔가를 해결해 준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한국 치과기재산업협회 회장을 역임한 광명데이콤 김한술 사장도 첨단 2단지로 이전 중이다. “광주에서 기업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광주 의료수준은 줄기를 뻗게 하는 좋은 토양이 됐다. 의과대학, 치과대학이 타 지역보다 많고 수준도 높았다. 전남대 윤택림·박상원 교수. 조선대 김수관 교수, 광주치과의사회 박정열 회장 등이 도왔다. 전남대병원도 의료 산업에 방점을 두고 있다.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인증센터 개설에 올인 중이다. 치과와 정형외과 병원장들 역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광주광역시 유용빈 경제산업국장·곽현미 과장도 대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첨단3단지 건설 때 4만∼5만평을 생체의료소재 클러스터로 조성할 계획이다. 광주TP도 치과용소재부품 기술지원센터를 구축 중이다. 산학연병에 대한 네트워크도 자연 조성됐다.

그럼에도 생체의료소재산업의 ‘줄기’ 뻗음에 과제도 있다. 광산업이 중국제품에 채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료소재도 그럴 확률이 높다. 중국산 부품선택에는 의사들이 먼저 선을 긋는 분위기지만 기술력 개발은 영구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구축된 거버넌스를 통해 체계화된 R&D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광산업진흥회와 같이 기업들의 자발적인 연합도 필요하다. 광주만의 브랜드 개발, 수출 활성화 등 향후 과제에 통합적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의료관광 체계도 이 기회에 논의되면 좋겠다. 문화의 전당을 위해서도 그렇다. 마지막으로 임플란트와 인공뼈, 보철을 달 경우 광주 제품임을 확인해 주는 시민정서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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